운조오르기/산 이야기

진달래없는 고려산 (436m)

황준기 2012. 11. 9. 16:10

일시 : 2007년 05월 06일 (일요일)
누가 : 훼미리산악회, 황준기
날씨 : 무덥고 봄 햇볕이 따가우나 조망은 흐릿한 날씨

일정 :
미꾸지고개 - 낙조봉 - 고인돌군 - 삼거리 - 진달래능선
고려산 - 고비고개 - 혈구산 - 퇴모산 - 외포리


미끄러지듯 서울 시내를 빠져나온 버스가 아침식사를 위해 한적한
장소에 주차를 한다. 강물인지 냇물인지 철조망 너머로 흐르고
방금 지나쳐온 다리가 강화대교라 적혀 있으니 우린 지금 강화도에
서있는 것이다. 별 의미없는 산천인데도... 수없이 역사교과서에서 들어온 오욕의 땅... 강화
반공교육에 찌들어 자라서인지... 서울에서 코앞인데도 무슨 최전방에라도 와 있다는 착각...


산행들머리를 따라 산을 걸어 들어간다. 무슨 산행보다는 산책을 하듯이 밋밋한 산길이 부드러움을 더해준다.
일반 산에서 보는 아름드리 관목이나 침엽수등... 울창함에 반대되는
키작은 관목들(진달래, 상수리, 떡갈나무등...)이 숲을 이루고 길을 만들어내고 있다.
단 고려산은 진달래 화원이라 하던데 철이 맞지 않으니 꽃은 간데 없고
진달래 나무만 가득 들어차 있음이 아쉽다.
그래도 작은 숲, 무성한 잎 사이사이 구석에 부끄럽다 피어난 들꽃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나를 반긴다.
따가운 햇볕을 받은 놈들은 지쳐 말라가고 있고, 운좋게 떡갈나무 잎에라도 햇볕을 피한 치들은 아름다움이 고혹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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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들머리에서 접한 싯귀절.
아마 낙조봉에서라도 일몰을 맞았더라면 우린 모두 시인이 됐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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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저수지와 서해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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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같은 소인배 눈에는 동네어귀 어느곳에도 흔하게 보고자란 돌같은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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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산 정상 - 눈에 거슬리는 군 시설과 헬기장 그리고 도로가 나있다
저곳을 우회해서 급격히 산을 내려서면 차량도로가 나타나고...
다시 산자락 잡아타고 오르다 보니 혈구산에 당도한다.

한 번 산자락 내려서니 많은 산님들 중도포기하여 외포리 선착장을
찾아 떠나고... 외롭게 산 정상에 오르다보니 열 몇분 밖에 없네요.
허기진 배를 시원한 막걸리로 달래고... 새벽부터 서둘러 정성으로
가져오신 박문숙님 여린상추로 안주를 대신하니...
이 기막힌 맛을 누가 알랴? 온눈에 산자락 여린 새싹들의 연초록이
가득하고 내 잎에 맑고 이쁜 연초록 상추가 너머가니...
이 몸 구석구석 염록체 보약이 채워지고, 나는 오늘 뽀빠이 되었다.



걸음 걸음 발디딜 때마다 나는 들풀과 들꽃만 찾았고...
황의숙 사장님에게 수없이 수업을 받았는데도...
오늘 이름이 기억 안난다.
나는 바보인가?

기억나는대로
줄딸기, 이팝, 조개나물, 둥굴래, 광대나물, 뻐꾹채, 애기똥풀, 각시붓꽃...
그림 보시고 빠진거 이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