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산(剛泉山 583.7m) 전북 순창 팔덕면, 전남 담양
‘ 저 붉고, 노랗고 환한 단풍나무의 눈부신 잎사귀에 이는 바람은 어디서 알고 여기까지 찾아와서는 끝임 없는 희롱을 하는가?
사람들은 범용한 것을 예사롭게 보면서도, 요즘 넌더리 나는 정치적 사건에는 큰 야단이나 난 것처럼 떠들어 댄다. 죽고 나면 못 볼 이것만큼 중요한 일이 막상 어디 있다고 .....
빛나는 경관 / 박재삼
그렇다, 그 흔하고 보잘 것 없는 것만큼 소중한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봄철 발끝에 스치던 한포기의 민들레가, 여름철 개망초 꽃을 맴돌던 잠자리가, 가을철 쑥부쟁이를 흔들던 한줄기의 바람이 예사롭지만은 않았음이니, 민초들의 풀꽃 같은 삶이 일으키고 생성시키는 저 미약하면서도 강인한 힘을 누가 거스를 것인가.
그러기에 가을철 온 산하(山河)를 물들게 한 단풍나무의 핏빛 혁명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천년이고 만년이고 / 한결로 이 빛나는 경관’
강천산(강천산 583.7m)은 전북 순창과, 전남 담양을 가름하면서 아름다운 담양호에 산 그림자를 담은, 가을철이 특히 절경인 산이다.
강천사 골짜기 좌우로 솟아오른 산봉은 순창 쪽으로 계곡의 입구를 터놓은 채, 깃대봉, 왕자봉(강천산), 형제봉, 산성산, 연대봉, 시루봉, 광덕산, 신성봉이 보물 자루처럼 감싸 안는다.
최고봉인 왕자봉(강천산)이 583m 밖에 안 되는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암릉과 호수 그리고 가을 날 골짜기의 눈부신 단풍이 숨막히는 비경을 펼쳐 놓는다.
11월 초, 남도 땅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다. 강천산은 산행객에 나들이 나온 사람들까지 한데 어울어져 작은 골짜기는 밀려드는 인파와 차량으로 북새통이다. 버스는 산 입구까지 3km 정도를 앞두고 더 이상 갈 수가 없을 것이다. 차에서 내려 저수지를 끼고 도로를 걷는다.
여기서는 걷는 것도 운치가 있어 좋을거고 ...
거울 같은 호수면에 가을산의 그림자가 잠긴 아름다운 정경이
평온한 늦가을의 정취에 흠씬 취하게 할 것이다.
산행일자 : 2009년 11월 1일(일요일)
누 가 : 황준기와 훼미리 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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