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조오르기/산 이야기

구봉대산(九峯台山885m)

황준기 2012. 11. 9. 16:00

때 : 2005년 12월 4일(일요일)
어디 : 강원도 영월 구봉대산(법흥사)
누가 : M/T 산악회
날씨 : 하얀 눈이 쌓이고 하늘은 청명하며 기온은 뚝 떨어진 겨울 날씨
일정 :
신라가든(법흥사입구)-815봉-9봉-8봉-7봉-6봉(구봉대산)-5봉-4봉
3봉-2봉-1봉-널목재-법흥사


별로 바쁜 일도 없이 하루 하루를 맞이하며 소일거리를 찾고 있는 나에게도 년말은 어김없이 다가왔다.
매일 매일이 황준기 생일날(?). 한것 술 퍼먹고 푸짐한 안주에 세상돌아가는 이야기로 시끌시끌한 먹자판 - 나는 이런 가운데에 앉아 있을때, 최고의 행복감을 그리고 삶의 존재 가치를 느낀다.
술을 쉰 날이 언제인지 기억속에 가물가물 하지만 그래도 산행 전날은 조금 조심해 보려 노력은 하는데.....
거나하게 취해있는 나의 머리위로 하늘은 하얀 순백의 눈을 내리 붙는다.
허공을 향해 광란의 춤사위를 보이는 눈발에 나도 지기싫어 마냥 뛰고 달리고 난리 부루스를 친다.

아침 전화 소리에 눈을 뜬다. 새벽부터 짜증스럽게...
허걱 우리 회장님 ... 정신없이 뛰어 나간다. 세수도 안하고. 밤새 내린 눈으로 길은 미끄럽고 그 많은 택시도 오늘은 안보인다.
간신히 택시를 타고 녹천교로 달리니 산악회 버스가 서있네. 죄송합니다.
밤새 눈은 왔고 만취 상태로 새벽에 들어온 신랑, 잠이나 푹 자고 자기랑 놀자고 부러 깨우지 않았다나.
나는 전화를 주신 회장님이 너무 고마운데 우리 마나님은 글쎄(?)

구봉대산(九峯台山885m)은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법흥사를 서에서 남으로 감싸안고 있는 산이다.

법흥사를 중심으로 연꽃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는 산봉은 법흥사 뒤편 멀리, 문재터널을 지나온 산줄기가 동서로 갈라지면서 동으로는 달려나간 산줄기는 남으로 굽어지면서 백덕산으로 솟는 듯 이어져, 신선 바위봉으로 굽이치면서 백년계곡, 법흥사의 동편을 감싸안는다. 서쪽으로 갈라진 능선은 사자산에서 둘로 가지를 뻗어 법흥사 적멸보궁을 병풍으로 둘러치는 연화봉을 꽃 피우고, 한 자락은 서편을 돌아 남으로 구봉 대산으로 이어지면서 법흥사 남쪽 자락을 둘러선다. 그러니까 구봉대산은 법흥사의 정면, 남쪽에서 서쪽으로 이어져 나간 법흥사의 안산(案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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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흥사 입구 - 신라매점 앞에서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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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흥사 입구 좌측 산비알을 오르다. (산행들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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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내린 눈으로 산행길은 미끄럽고, 산길은 자꾸 가파라지며, 심장은 파
득파득, 가뿐 숨은 몰아오고, 땀은 마구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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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봉 양이봉(잉태)에 오르니 동녘 저편에 먼동이 트는구나.

제2봉 아이봉(생명탄생)에 오르니, 인생사 욕심이 부질없는 짓이구나.

제3봉 장생봉(소년,청년기)에 오르니 암벽에 핀 야생화가 경이로움을 전해주는구나.

제4봉 관대봉(벼슬길)에 오르니 심무가애(心無可碍),심오한 말이 가슴속에 스며드는구나.

제5봉 대왕봉(인간사 절정)에 오르니 아상(我相)과 아집(我執)을 버리게 되는구나.

제6봉 관망봉(인생사 지친몸을 잠시 쉬어감 5봉과 6봉사이가 긴 것은 권세를 오래 누렸으면 하는 소망)에 오르니 얽히고 설키었던 인연의 끈을 풀 게 되는구나.

제7봉 쇠봉(몸이 쇠약해지고 병이듦)에 오르니 삶이 곧 진리의 삶이요, 진리의 삶이 곧 일상의 삶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구나.

제8봉 북망봉(죽어 북망산에 듦)에 오르니 인생의 마감이란 결국 공수래공수거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구나.

제9봉 윤회봉(산을 사랑하는 사람과 선한 사람이 다시 태어남)에 오르니 세상사 모든게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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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대산은 인간사 생노병사, 불도 윤회의 의미를 아홉개의 산 봉우리에
담아내고 있다.

산행이 9봉에서 1봉으로 역순으로 이어져서 느낌이 다른듯 하나, 역으로
생각을 해보면 1봉 부터 무난한 산행길이 이어지다가 3,4,5,6봉으로 이어
지는 청장년기의 봉우리는 험난하고 힘이 많이 들면서 7,8,9봉으로는 쉬운
산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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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봉의 표지석

6봉(885m)이 가장 정상 이라 하나 눈길에 길이 없고 무서움에 피하다
보니 봉우리를 놓치고 지나친다. 그리고 이정표가 없으니 어떤 봉우리가
몇 봉인지 구분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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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바위위에서 조망되는 봉우리.


천천히 감상하세요. (360도 회전)
목숨 걸고 미끄런 전망대 바위 위에 올라가 찍어온 풍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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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중간 기암 기봉의 험준함이 우리 앞을 가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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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흥사 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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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지팡이를 쥐고 있는 보호수가 무었일까? 해답 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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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전을 돌아 산길을 500여m 올라가니 부처님의 진시사리를 모신 적멸
보궁이 있다.
저 부처님 집 문을 열면 다른 절과 다르게 부처님은 안계시고 커다란 유리
문을 통해 연화봉의 경관이 산수화의 한 폭처럼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다.


법흥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 자장율사가 중국 종남산 운제사에 모셔져 있는 문수보살의 석상 앞에서 7일간의 정진 기도를 드리던 중 문수보살을 만나 뵙고, 문수보살로부터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가사와 발부 등을 전수받았다. 자장율사는 명산 대천을 찾아서, 이 곳 사자산에 이르러, 연화봉에 불사리를 봉안하고 흥녕사라 이름하여 불도량을 열었다.

법흥사(法興寺) 적멸보궁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불보사찰로, 경남도 양산 통도사(通度寺)의 적멸보궁, 강원도 오대산 상원사(上院寺)의 적멸보궁, 설악산 봉정암(鳳頂庵)의 적멸보궁, 태백산 정암사(淨巖寺)의 적멸보궁과 함께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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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흥사 석분과 부도(적멸보궁뒤에 자리 잡고 있다)

부처님의 자비랄까?

아무도 밟지 않은 첫 눈이 쌓인 이 길을 우리 M.T 회원들에게만 내주시니 고맙습니다.

널목재에서 늦은 점심으로 요기를 때우나 휘몰아치는 돌풍에 추위를 감당 못하고 신속히 아래로 하산을 한다. 빼꼼하고 홀쭉한 소나무들이 파란 하늘을 향해 솓아있고 넉넉한 산행날머리의 산길은 시골 오솔길을 걷듯 넉넉하고 여유러움이 넘치는 한산한 길이다.

거의 산행을 마칠무렵 전기톱 돌아가는 굉음이 들리고 한참 절집 공사를 준비하는 목공들의 분주한 손놀림이 바쁘다.

그리곤 커다란 절터가 규모를 뽐내나 횡하니 비어있는 공간이 많고
띄엄띄엄 서있는 절집과 부도들이 고즈녘스럽게 옛날의 영광을 보여주는듯 하다.


 

 


 














 


Mountaineering & Trip Literature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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