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조오르기/도봉산 구석구석

다락에서 사패산으로

황준기 2012. 11. 9. 15:02

때 : 2005년 6월 25일(토요일)

어디 : 다락능선 - 포대 - 사패능선 - 사패산 - 안골

누가 : 황준기, 정승익, 최기봉

날씨 : 덥고 시야가 흐린 답답한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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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이맘때 사진

어제 아들 생일이라 늦은 시각에 먹은 음식(소주와 회)이 오늘 아침 나의 뱃속을 영 불편하게 만든다.

더운 날씨가 걱정되어 10시에 만나기로 한 약속을 한 시각 앞 당겨 산행을 시작한다.

도봉산역 부근에서 만나, 검문소를 지나고 방호벽을 넘어 미군부대 담벼락을 끼고 돌아 YMCA 다락원 캠프를 좌측으로 끼고 나있는 길을 산행 들머리로 삼는다. (여기는 매표소가 없음)


인적 드문 한적한 산길에 숲도 울창하여 한 여름 산행에 맞춤일 듯 싶다.

산행을 10여분 정도 하여 바위 옆 기도터를 끼고 도니 다락원매표소 방향에서 올라서는

오르막 길과 합세한다.

새로운 길이라 그런가, 아무튼 도봉산유원지에서의 오름 보다는 훨씬 수월한거 같다.

쉬엄쉬엄 오르다 보니 망월사가 보이는 구르터기에 여러 갈래 길이 합세를 하고 또한 산님들도 합세하여 산길이 비좁아 보인다.

지쳐 보이는 승익이를 앞뒤에서 끌어가며 포대를 향해 걸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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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포대 정상 - 쏟아지는 땀으로 목욕을 하며 정상에 서자, 산 골짜기를 너머 불어오는 산들 바람이 나의 온몸에 시원함을 선물한다.

점심으로 소브르 빵 한 조각과 오렌지 한 입, 그리고 시원한 어름 물과 맑은 공기로 뱃속을 채운다.


사패산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주능선을 피해 7부능선 즉 샛길로 산길을 잡는다.

우거진 나무숲이 그늘 막을 해주고 솔솔 부는 서남풍이 나의 뺨을 어루만져주며 부드러운 산길이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발길이 멈추어 쳐다보니 너른 바위 위 - 사패산에 도착한다.

도봉의 주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 북한산까지 너울대는 산 그리메가 나의 눈앞에 가득 다가온다. 웅장함에 더해 엄숙해진다.

언젠가 산행 초보때 시간 선정을 잘못하여 사패산에서 일몰을 만난 적이 있다.

검붉은 낙조앞에 두 눈을 땔 수 없어 마냥 두근대는 가슴으로 그 감격을 가득 담다가 시간을 놓쳐 어둠속에서 하산하느라 얼마나 애 먹었던가?

다시 한 번 준비하여 사패산에 일몰을 맞으로 와야 겠다. 물론 카매라에도 담아야지....


날머리를 안골로 잡는다. 한적하기도 하지만 하산길에 만나는 수량 많은 골에서 웃통 벗어 땀에 절은 등산복 빨아 널고, 시원하게 등목 하고, 또한 젖은 옻 말리기를 기다리며 한 잠 자기 위해서....

그런데 큰일 났네? 가물어 물이 없어. 원망에 원망을 받으며 지리한 안골 유원지를 걸어 나오느냐 욕본다. (하산하고도 2KM정도 걸어 나와야 한다.)

시원한 캔맥주 한잔, 또는 아이스깨기 라도 먹고 싶으나 신작로에 다다를 때 까지 가계 하나 없다. 찻길에 다으니 의정부 경민대 앞이다.


택시로 이동, 평양냉면 집에 들어와 냉면사발에 김치 국물 가득 담아 마시니 아침부터

더부르던 뱃속 체증이 시원하게 내려가고, 갈증으로 바짝 타던 입안에 침샘이 다시 살아 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