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조오르기/눈에 보이는 삼각산

겨울산

황준기 2012. 12. 25. 16:57

  겨울산 - 김정호 -

 

   깨치는 자의 눈뜨는 소리     허울 벗는 소리로     한겨울 산속은 금가루를 날리며     이리도 소란한데,

 

     챙겨 입느라     두텁게 매연까지 걸치고     소리를 죽인 하계(界下)를 내다보며,

 

     벗어나야지, 벗어나야지,

 

     벗어나는 자는 누구며     벗을 줄 아는 자는 누군가,

 

     모를 일 없는 아는 일투성이로      외투를 껴입은 안다는 사람     벗는 적 없고,

 

     속임수만이 눈발처럼 휘날리는     이 헛헛한 세월 속에서     벗어나야지, 벗어나야지.

 

     벗고 벗은 끝에     마지막 육신까지 벗는 날에도

 

     이렇게 땀 땀으로 만 쳐다보게 되는 걸까 겨울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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