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조오르기/눈에 보이는 삼각산

山이여 靈峰이여

황준기 2012. 11. 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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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 2006년 2월 18일(토요일)
누가 : 김창모님, 전희근님, 황준기
날씨 : 시야 맑고 햇볕이 따갑다.
어디 : 도선사 - 하루재 - 영봉 - 육모정고개 - 육모정계곡 - 용덕사
오크밸리 - 백란장 - 백운장 - 우이암 - 방학동성당



귀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왔더라고 말 하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을 끝맺은 산님들을 기리며 천상병님의 시 귀절을 읊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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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아품에 영봉길이 열렸는데도 이제사 발걸음을 한다.
하루재 고개에서 철책이 열어 젖혀있고 이정표에 200m 영봉 표식을 보고 계속 오름을 한다.
조금은 아쉬웠던 깔딱고개가 이어지는 영봉을 향한 상승길 - 이제사 내 이마에 땀이 맺힌다.
영봉과 인수봉 정상의 오버랲 - 한 많은 산악인의 원혼을 달래기 위함인가? 아님 삼각산 최고의 명당자리 인가?
수많은 산님들의 혼을 달래려는 비석이 영봉을 오르는 길목에 수없이 자리매김 하고 있다.
삼각산 인수봉, 백운봉, 만경봉 그리고 염취봉, 숨은벽, 설교벽 등등.... 앞선 산님들의 영혼을 지켜 주려고 불뚝 서있는 곳, 바로 이곳이 삼각산에서 유명을 맞힌 우리 선배님들을 기리는 성스런 땅이로다.
진혼궃은 못하더라도 막걸리 한 잔은 붇고 절이라도 올려야 했는데....
초보 산꾼의 어리석움이 참으로 낭패한 지경에 이러 어디 몸 감출곳을 찾기에 바쁘더이다. 삼각산 구석구석을 들쑤시고 다녀 봤지만 이 곳 영봉 만큼 신이 서려있고 산이 살아있는 곳을 보지 못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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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을 어디라 손대려 하느뇨


山에 들면 가득한 靈氣에 감사 할지니

山의 精氣 있으매 푸른 氣運 솟고

山의 自然 있으매 맑은 물도 흘러

우리 生命 더불어 모든 生命 사노니

山이여 靈峰이여 萬古 不變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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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곳을 찾을때는 저 비석앞에 쪼그리고, 앞선 산님들의 혼을 향해 머리 조아려 기도하겠다.

신이 서려 있어선가? 아님 북풍의 시샘인가? 삼각산이나 도봉산을 오르다 보면 한 겨울에도 서북풍을 막아주는 거대한 산자락에 바람을 피했는데....
이곳 영봉은 삼각산의 거대한 봉우리 세곳을 피해 불어 닫치는 산바람이 살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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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 주능선을 앞에두고 영봉에서 시작하여 도봉산 오봉앞으로 길이 뻗어나간 호쾌하고 장대한 상장능선을 앞에두고 산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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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의 무덤, 지리산 제석봉도 아니구만.... 여기도 화마에 유명을 다한 자연의 주검들이 너부러져 있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애꿓은 숲과 나무들을 도륙해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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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모정고개에서 돌아본 영봉과 인수봉 그리고 만경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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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한 봄날 이곳 육모정 이정표를 들머리로 하여 영봉을 오르고 백운봉에서 호랑이굴로 내려서서 숨은벽 찍고 사기막골로 햇볕을 피하며 내려선 다음 상장능선을 오르고 육모정고개에서 뚝 떨어져 육모정계곡을 산행 날머리를 잡으면 하루 버거운 산행길 이겠지만 최고의 봄날 꽃놀이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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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짧은 산행에 우이동 유원지로 내려서면서 다시 도봉 우이암을 향해 발걸음을 높힌다.
적당한 땀방울을 흘려대고 7부 능선을 질러나가니 원통사 가는 안부 쉼터에 다다른다.
한 숨 내쉬고 걸음을 밑으로 향하는데 나의 무릎엔 통증이 온지 오래다. 짧고도 무리하지 않은 산행(겨우 3시간 정도) 인데도 무릎이 버겁다하니 머리속 지리산은 요원한 것일까?
저 멀리 보이는 다락능선으로부터 도봉 주능선 그리고 우이암능선... 이렇게 내려서는 길에 훤히 보이는 저 산자락이 나의 희망이요 꿈이며 나의 행복인것을... 지리산은 그만 두더라도 눈에 보이는 이 산 만이라도 원없이 걸을수 있기를 바란다.

 

 

 

 

 

야호 ... 멋있는 산행길 이네요.
저는 낯에 사진만 올려 놓고 이제사(저녘밥 먹고나서) 산행글 올리고 있습니다.
계속 걸음마 연습은 하는데... 성에 안찮요. 지리산 가야할..사장님과의 약속도
못 지킬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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