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12성문 답사
때 : 2004.09.27 추석전날
누가 : 황준기 혼자산행
어디 : 위문에서 위문
날씨 : 완벽한 가을 하늘, 사늘한 가을 공기
도선사출발(08.10) - 하루재(08.24) - 백운산장(08.44) - 1.위문(8.55) - 상운사삼거리(09.30)
상운사입구(09.37) - 2.북문(09.44) - 원효봉(10.00, 505M) - 3. 시구문(10.30) - 덕암사(10.35)
4. 대서문 (10.57) - 의상봉(11.37, 503M) - 5. 가사당암문(11.54) - 용출봉(12.10, 581M) - 용혈봉
(12.20,593M) - 증취봉(12.24, 593M) - 6. 부왕동암문(12.30) - 나월봉(12.53) - 나한봉(12.58,
715.7M) - 7. 청수동암문(13.05) - 문수봉(13.11, 727M) - 8. 대남문(13.18) - 9. 대성문(13.30)
10. 보국문(13.43) - 11. 대동문(13.53) - 동장대(14:05) - 12. 용암문(14.24) - 노적봉(14.41,716M)
위문(15.00) - 백운산장(15.15) - 도선사도착(16.00)
산행후기
아침 일찍 산행을 계획 했으나 혼자 하는 산행이라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아침밥을 차려 먹고 집을 나섰다.
도선사 입구에 도착하니 이미 주차장은 차량들로 가득 매워져 있다.
귤이나 오이를 입구에서 사려고 마음 먹었으나 명절 연휴라 그런가 벌써 8시 인데도 상점 하나만 열려 있다.
그나마 내가 원하는 것은 매대에 있지 않다.
8시 10분 백운대(836.5m)를 향해 걸음을 놓는다.
하루재를 넘어 야영지를 지나며 보니 야영객 들이 부산히 아침밥을 지어 먹고 있다. 인수봉을 오르는 암벽 등산객 인가 보다.
한 걸음에 위문(720m)에 당도하여 생수 한 모금으로 마른 입술을 적시며 하늘을 쳐다보니 맑고 깊은 가을 하늘과 한눈에 넓게
전개되어 있는 맑은 시야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저 밑으로 원효봉과 의상봉을 바라보며 바쁜 산행에 걸음을 재촉한다.
8시55분 북한산매표소 방향으로 산을 내려간다. 항상 느끼지만 내려가는 산길은 참으로 고달프다.
약수암을 지나고 대동사를 거쳐 상운사 표식이 있는 삼거리에서 우회전 상운사 방향으로 길을 잡아 원효봉을 오르기 시작한다.
작년 겨울 이 길을 오르며 벅참을 느꼈는데 오늘은 한결 가볍다.
상운사의 물건 이송용 모노레일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비탈길을 걷다보니 바로 앞에 북문이 놓여 있다.
북문(430m, 09:44)위에 올라 염초봉(650m)과 백운대(836.5m)를 쳐다보며 기암절벽에 넋을 놓고 서있는데 머리 희끈 희끈한
노인장이 출입금지 팻말은 아랑곳 하지 않고 염초봉을 향해 훌쩍 내 딛는다.
순간 쫓아갈까 하는 마음의 동요를 느끼며, 망설임에 시간을 보낸다.
아니다 하는 포기와 더불어 반대 방향인 원효봉(505M, 10:00)을 넘는다.
커다란 바위 원효암에 올라 의상능선을 마주보니 앞으로 걸어가야 할 산행에 걱정이 앞선다.
털털 거리며 비탈길을 30분 정도 내려서니 시구문(10:30)이 보인다.
시구문 앞에 어울리지 않는 간이 매표소가 있다.
시구문 왼쪽은 덕암사, 매표소 관리인에게 대서문 방향을 물으니 덕암사 쪽 우회를 권한다.
덕암사 방향으로 길을 잡고 거닐어 나가나 아무래도 대서문으로 가는 바른 길이 아닌 듯 싶다. 계곡도 넘고 이리 저리 우회해가며
방향을 잡아 나가자 드디어 대서문(10:57)에 닿았다.
대서문에서 간단한 간식으로 기운을 추스르고 의상봉을 향해 고도를 높힌다. 비행기가 고도를 순간적으로 올리듯 대서문에서
의상봉으로 오르는 길이 가파르다. 땀을 흘리며 걸어 올라가면서 흘끔 흘끔 좌측으로 곁눈질 해 가며 보이는 삼각산이 아름답다.
고도의 위치에 따라 삼각산의 웅장함과 내비치는 자태가 뽐난다.
드디어 의상봉 정상(503M, 11:37)에 도착한다.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이 한눈에 가득 들어온다.
눈으로 거대한 봉우리를 삼키고 입으로 김밥을 먹으며 주린 배를 채운다.
11시 50분 문수봉을 향해 점심식사를 핑계로 걸쳐 않았던 바위에서 일어나 걷기 시작한다.
바로 가사동암문(11:54) 앞에 오니 문 위쪽이 다 허물어져 좌로 우회하여 용출봉으로 향한다.
좌측 내려가는 길 밑으로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국녕사 옥외 불상이 보인다.
바짝 고도를 상승하여 내리 달리니 용출봉(581M, 12:10)에 다다른다.
이 봉우리에서 일출 또는 일몰을 맞으면 환상적인, 드라마틱한 풍광을 볼 수 있을 거 같다.
원효봉에서 염초봉,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에 이어 동장대, 문수봉에 이르기까지 한 눈에 북한산성의 웅장함을 지켜보며
이만한 풍광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이 곳이 최고이리라 생각된다.
사진기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된다.
바로 용혈봉(593M, 12:20)에 올라 심호흡을 한다.
단풍이 짙은 가을에 이 곳에 서있다면 설악을 부러워할 리 없을 텐데.
증취봉(593M, 12:24)에 도착하니 어린 여대생들이 비봉을 묻는다.
진흥왕순수비를 보러 왔단다.
헉, 너무나 잘못된 질문이다. 오류를 잡아보니 북한산성매표소에서 대남문,청수동암문, 비봉을 향해 산행 길을 잡은 것이
부왕동암문을 거쳐 반대로 증취봉에 올라와 길을 묻는다.
나한봉, 청수동암문 쪽으로 방향 설정을 해주고 길을 재촉하려 하니 학생들 동행을 제안한다.
살며시 갈 길이 멀다는 변명과 함께 바삐 길을 떠난다.
증취봉 기슭의 험준한 산속 한곳에 부왕동암문(12:30)이 숨어있다.
좌측으로는 부왕사터고 우측으로는 삼천사, 진관사 방향이다.
바짝 숨결을 고르며 산길을 오르니 나월봉(12:53) 험준한 봉우리를 지나친다. 초보 산행인 듯한 연인 등산객이 쩔쩔 매며
봉우리를 넘는다.
나한봉(715.7M, 12:58) 자락을 우회하며 청수동암문을 향해 바짝 고도를 높힌다.
청수동암문(13:05) 위로 걸음을 재촉하여 문수봉(727M,13:11) 정상에 선다. 시원한 바람에 지친 몸을 내 맡기며 끈적한 땀을 말린다.
비봉 능선이 아래로 펼쳐 보인다. 증취봉에서 만난 학생들은 길을 제대로 잡았는지 모르겠다. 조금은 미안한 생각이 든다.
조금 아래로 내려서니 대남문(13:18)에 당도한다.
대성문(13:30), 보국문(14:43)을 거쳐 넓은 공간을 보유한 대동문(13:53)에 도착한다. 많은 등산객들이 이 곳 저 곳에 무리를 지어
휴식을 취한다.
동장대(14:05) 앞에 당도하여 북한산성을 한 눈에 내려 보며 오늘의 산행길을 되돌아 본다.
동장대를 지나 한쪽 구석에 산성 공사가 한 참이다.
우회하여 용암문(14:24)에 도착, 바로 용암문을 통과 도선사로 내려갈까 하는 갈등을 하다가 노적봉 방향으로 길을 걷는다.
드디어 노적봉(14:41)을 통과 위문(15:00)에 당도한다.
위문에서 마른 목을 생수로 식히며 백운대를 올려보니 수 많은 등산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사람이 많다.
백운대를 포기하고 백운산장(15:15)으로 내려와 캔 맥주 하나를 사서 들이킨다. 시원함에 한 모금 쭉, 마시니 거의 바닥이 빈다.
이렇게나 시원하고 맛있는 맥주가 있을까.
명절 전이라 그런지 산장에서 송편 떡을 가득 쌓아놓고 마음껏 먹으란다.
평소에 떡을 안 먹는 내가 시장이 반찬이라고 잠깐 사이에 열 뎃개의 떡을 입 안에 훔친다. 너무나 행복하다.
떡을 내놓은 산장 주인에게 고맙고, 배고품을 잊게 해준 고마운 인심에 감사함을 전한다. 밑으로 고도를 접고 내려오니 오후 4시
도선사에 도착한다.
장장 8시간의 산행을 마무리 하며 혼자 한 산길의 성취감에 빠져 마음속에 쾌제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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