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조오르기/산 이야기

영동 - 백화산

황준기 2012. 11. 9. 15:54

때 : 2005년 9월 4일 일요일
누가 : M/T 산악회, 황준기
날씨 : 흐리고 가끔 안개비


소금강 산행 이후 이리저리 세월에 쫓김을 당하다 보니 이제사 산을 찾는다.
한 여름 시간을 다 버리고 이제 가을을 맞아 산행 길에 접어드니 감개가 새롭다.

이른 산행을 생각해서 11시경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친구 전화라고 깨우는
아들 녀석의 채근에 전화를 받아보니 거나하게 한 잔 하신 악동 놈 전화라....
버럭 성질내고 시계를 보니 12시 조금 지나고 있다.
일은 지금부터... 아무리 잠을 자려해도 한 번 떠난 잠은 다시 찾아오지 않나 보다.

정신없이 잠에 취해있는 마나님이 얄밉게 보이면서도 혼자 가는 산행이라 미안함에
혹여 잠을 깨울가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난다.
살살 산행 준비를 하고 아침을 차려 먹고는 못잔 잠을 차에서 해결하기로 작정하고
집을 나선다.
아침 7시경 산악 회원을 태운 버스가 미아역을 떠나는 것과 동시에 잠에 취해 버린다.
비몽 사몽간에 한 번씩 눈을 떠보면 꽉찬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 서 있다. 고속도로가
막혀서 가지 못하고 서행하는 것이라.. 많은 분들이 걱겅하고 지리해 하셨을 텐데

나는 모른다. 열심히 자고 계속 잘 시간이 많아 행복하다.
드디어 산행 들머리에 도착 - 점심때가 다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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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간의 무릉도원이라.
공원이 아니라 개인집인거 같다. 집주인의 낭만인가, 도도함인가?


담벼락에 걸쳐 있는 거시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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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락에 걸쳐있는 운무.
오늘의 과제 - 저 적셔있는 능선을 무사히 헤쳐 나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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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들머리에 놓여있는 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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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초입 - 쉬지말고 열심히 올라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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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을 뚫고 헤쳐 올라오는 산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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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능선 암릉 구역이 북한산 칼바위 능선인가?, 향로봉 능선인가?
아뭏든 비슷하게 위험하고 풍광이 좋아 보이는데 우리 눈에는 뵈는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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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아 바위 벼랑이 다 보이면 - 저렇게 내려 보기가 무섭겠네요.


이 위험한 곳을 아무 생각없이 걸어 갑니다.


주행봉 874M 고지
여기서 백화산 정상 까지는 까마득한데 물을 흠뻑 내뿜고있는 운무는 시야를 촉촉히
적시고 앞길을 보여주지 않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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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포기하고 내려서는 길에 펼쳐져 있는 계곡의 풍경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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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떡 - 운무에 파묻혀 있는 백화산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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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치는 물길따라 절경을 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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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날머리에 펼쳐져있는 풍광


우리가 한 조그만 미담.

주행봉을 향하는 암릉구역 끝 부분, 밑으로 내려서는 미끄러운 급경 사 지역에
흔들 거리는 암석을 발견.
많은 산꾼들이 오르내리는 길목이라 자칫하면 인명 피해가 있을 터.
한 아름이나 되는 암석 덩어리를 등산로 옆 구릉터기로 밀어냄.
굴러내려가는 바위 소리의 웅장함이 무려 5분 동안이나 지속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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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관계상 완주하지 못한 산행이지만 시원한 냇가에 발 담그고 앉아 있으려니
몸과 마음이 맑아지는 거 같다.
더불어 우리 박종화 총무님 더덕 뿌리 캐오시고 씻고 짓이겨 소주에 타 마시니
그 그윽한 향과 맛에 절로 춤사위가 나온다.
황간의 무릉도원 - 이제야 이해가 된다. 집주인의 도도함이 아님을...

산좋고 물좋고 사람좋고 술맛 좋으니 무릉도원을 어디서 찾을 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