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기 2012. 11. 9. 15:50

때     : 2004년 11월 6일(토요일)
어디 : 영암 월출산
누가 : 전희근, 김창모, 황준기
날씨 : 쾌적한 가을 날씨, 정상 안개 가득 시야 흐림


2004년 11월 5일 해남 땅끝 마을에 업무차 간다 길래, 핑개차 배낭을 꾸려 따라 나선다.
대충 업무가 끝나면 월출산을 간다는 명분을 만들었다.
가도 가도 한이 없는 땅끝 마을 멀기도 하다. 하기야 한반도의 끝이라기 보다는 대륙의 끝이 아닌가.
무언가 엄청난 정기가 땅끝 쪽으로 뻗어 있을 거 같은 생각이 든다.
드디어 해남 영남교회에 도착 일을 맞히자 김태옥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먼길 온 손이라며 손수 배를 띄어

잡은 전어및 숭어, 새우를 한가득 차려 주시는데 이렇게 맛나고 싱싱한 회는 처음 먹어 보는 듯 하다.
달빛도 없는 캄캄한 땅끝 마을 풍광은 본 곳이 없어 표현은 못하지만
달빛안의 해안 경치가 최고라는 목사님 말씀에 상상의 나래를 피워본다.
하루 자고 좋은 경치 보고 달마산 등반을 권유하는 목사님 말씀을 뿌리치고 해남을 떠난다.


영암에 도착, 천황사 입구에 숙소를 잡고 잠을 청한다.
한 홉 소주에 취해 달고 깊은 취침을 했다.
밤새 천둥번개를 내리치며 하늘에서 비를 내리 뿌린 것도 몰랐다.
걱정이 돼서 잠을 설쳐, 피곤하다는 전희근님에게 미안하다.


월출산에 달이 뜨면 - 월출산행을 권유하는 안내문에 수록한글


월출산에 달이 뜨면
눈물 같은 달이 뜨면
달빛 물든 나뭇가지
휘청이겠네

월출산에 달이 뜨면
시월의 달이 뜨면
달빛 스민 그대 웃음
나 - 휘청이겠네

달이 되고픈 그대
산이 되고픈 나
합장한 손 끝에 이마 얹고
월출산 신령님께 매달리겠네


11월 6일 아침 8시, 곱게 물들은 단풍을 앞에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천황사지를 지나며 남도 산자락에 자생하는 식물이 북쪽산과는 전혀 다름을 발견한다.
대나무 숲과 동백나무를 끼고 돌며 조금씩 고도를 올려 나간다.
가쁜 숨을 40-50분 고르자 구름다리에 도착하였다.
깊은 계곡 사이를 매워놓은 구름다리도 일품이고 구름다리를 지나 넓게 굽어지고 휘어지고

쥬라기 공원에 나오는 듯한 기기묘묘한 바위들의 조합이 신비함과 웅장함을 자아낸다.
어지러움이 많은 사람은 구름다리를 건너고 바위산을 돌아 올라가는 산자락이 매우 힘들겠다.
어느 바위산을 돌아서니 물기 잔득 머금은 운무속에 내몸이 빠져든다.
한기를 느끼며 바람막이 옷을 걸치고 산자락을 해쳐나간다.
정상 부근은 운무가 감싸 안아 보여 주지를 않는다.
11시40분 가량되니 천황봉(809M) 정상이다.
산이 구름을 불러 앞을 막고 산세를 보여주지 않으니 답답하다.
간단한 요기를 하고 구정봉을 향해 걸음을 걷는다.
기암괴석이 불쑥불쑥 솟아있는 바위산들이 신비롭다.
멀리 편편하게 보이는 구정봉을 향해 걷다 보니 베틀굴이라는 동굴이 있다.

임진왜란때 베틀을 옮겨 놓고 베를 짰다는 전설의 동굴이다.
동굴안에는 샘이 있고 여인네의 자궁구조를 재현해 놓은 듯 하다.
안내문에 천황봉 쪽으로 남근바위가 있다하나 도무지 찾지를 못하겠다.
구정봉에 올라 용이 목욕한다는 9개의 구멍을 확인하며 천황봉을 쳐다보니 그 풍광이 수려하다.
구정봉에서 바라보는 천황봉의 경치 일품이다.
또한 산자락 중간에 거대한 남근을 닮은 남근바위가 버티고 있다.
월출산을 한눈에 보면서 산행을 하려면 도갑사에서 구정봉, 천황봉, 구름다리 쪽으로 일정을 잡는 것이

더욱 좋을 듯 싶다.  마애여래좌상을 보는 것은 포기하고 향로봉으로 해서 도갑사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억새밭 부근 헬기포터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하산길로 접어든다.
오후 1시경 도갑사에 도착. 택시로 천황사지로 이동 (교통편이 택시만 됨)
노랫말로 산행을 마감한다.



월출산 박 철 작시/ 한만섭 작곡


푸르른 산내들 가슴에 안고
하늘을 우러른 봉우리 봉우리
그 모습 아름다워 구름도 쉬어 넘는
남녘의 꽃이로다. 내 고향 월출산


바위산 기암괴석 신비한 자태
천만년 눈바람 이기고 섰구나
고운 님 바라보며 천황봉에 올라서니
하늘에서 부는 바람 일만근심 씼어 가네


어스름 산자락에 달빛은 쏟아지고
도란도란 들려오는 낭주골 이야기
왕인 도선 선구자들 얼얼이 살아있는
온누리 빛이라오 내 고향 월출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