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조오르기/눈에 보이는 삼각산

인수봉 한바퀴 걷기

황준기 2012. 11. 9. 15:24

때 : 2005.11.19
날씨 : 약간 쌀쌀함이 걷기에 최고, 조망은 조금 흐리다
누가 : 혼자
어디 : 도선사 - 하루재 - 인수산장 - 인수산장 우로 우회 - 설교벽 횡단 - 인수골 - 숨은벽정
상 - 호랑이굴 - 백운봉 - 백운산장 - 도선사


11월 6일 중앙 서울마라톤을 뛰는 도중 왼쪽 허벅지에 쥐가 나서 겨우 완주를 하였다.
춘천 기록을 만회 하고 싶은 욕심에 초반 레이스에 힘을 실었더니 바로 30km 지점부터 몸에
이상이 생긴다. 4시간 18분 - 춘천보다 3분여 늦게 달렸다.
장기간에 걸쳐 충분한 훈련을 통해 완주 연습을 하고 기록 갱신을 해야 함을 조금 건방진 태도에 안이함에서 오는 결과다.
아무튼 달리기 후유증으로 발바닥이 아파 병원에 들르니 족저근막염이라나....
11월 12일 사무실 야유회로 명성산을 올랐으나 나는 발바닥 아픔을 핑계로 온천탕 신세를 지고
말았다. 걷지도 뛰지도 않고 15일 정도를 푹 쉬고 나니 이젠 발바닥이 간질간질하여 참기가 어렵다.

마라톤으로 산행을 게을리 하다보니 이 가을 단풍든 숨은벽을 보지 못했다.
비록 단풍이 지고 지금은 황망한 산자락이라도 가서 보고 싶은 바람에 길을 나선다.
오랜만의 발 걸음이라 그런지 지리한 도선사 포장길을 걸어 올라가면서도 오늘 내눈에 펼쳐질
산자락의 궁굼함에 마음이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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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
인수봉을 우로 돌아 설교벽 한 자락을 건너 뛰고, 인수골 건너 사기막골쪽 능선에 붙어, 밤골
을 아래로 쳐다보며, 숨은벽을 앞으로 세우고 걸어가리라. - 나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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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산장
인수산장을 우로돌아 야영장을 지나치며 출입금지 구역으로 발길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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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핍하고 외진곳이라 표지석을 삼아 걸어 나가야 할 거 같다.
낙엽이 쌓인 길 자국을 헤쳐 가다 보면 주변보다 조금 커다란 바위들이 가파른 언덕배기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을 넘어 앞으로 쭉 걸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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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가 가파른 인적드문 너덜지대를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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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배기에 오르니 쉬어가기 좋은 안부가 나타나고 잘자란 소나무가 바위를 타고 옆으로 뻗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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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에 눈이 시리지만 이곳에서 조망되는 인수는 모습이 다르다.
나무자락과 바위등을 타고 올라서다 보니 아무도 없는 산자락을 걸어나감이 겁이 털컥난다.
어디서 맷돼지라도 튀어나올거 같고, 낙옆밑에 독사뱀이라도 따리를 까고 있을거 같은 두려움
이 앞선다.
올라서보니 바위가 무서워 내려오고 다른 길로 우회 다시 올라보니 저기 중간 숲과 바위가
만나는 산등이라. 아마 설교벽 중간쯤 어느 바위리라. 바위넘어 암꾼들의 목소리는 가늘게
들리나 겁이나서 접근을 포기하고 산을 내려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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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이 영봉, 저기 넘나드는 재가 하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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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도봉산이 보이고...

인적없는 숲속 낙옆을 헤치며 흐릿한 산길을 찾아내며 걸음을 앞으로 내딛는다.
인수봉 중간 허리, 아마 설교벽 허리 정도를 지나치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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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산등 재에 우뚝 막아서있는 바위 좌측이 숨은벽 릿찌다. 그리고 저곳을 통과하면 비둘기
계곡이고. 골을 넘어 앞면의 능선을 타야 오늘의 목적지인데. 이 길도 처음 가보니 목적지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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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벽에서 인수봉 정상으로 향하는 암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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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골 정상 - 인수봉을 오르는 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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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골 정상 좌측 인수봉, 우측 숨은벽 정상



계획에 없던 골을 찾아 올라왔네. 인수봉을 한 바퀴 뺑 돌았네요. 산길도 흐릿하고 인적도 없고
정말 무섭고 외로운 산행이었다.
음산하고 춥고 저 밑 골짜기는 벌써 빙폭으로 얼어있고, 아무래도 오늘 산행길은 내년 해빙기까지는 못다니겠다. 아마 한 여름에는 더위를 피해 있기에 최고일듯...
그리고 길이 나있지 않고 많은 잔 바위들로 이어진 너덜지대를 급하게 올라서야 하는 산길이라
상당히 조심해서 걸어야 할 거 같다.
앞선자의 발 뒷굼치에 돌이라도 굴러내리면 십상 뒷선자가 다치기 쉽겠다.

참고로 인수봉을 한 바퀴 도는데 3시간 정도면 충분하겠다.

숨은벽부터 백운봉은 다음으로.....

 

 

 

 

황사장님 이야기 듣고 걸어 봤습니다.
단, 실력이 아니 겁이 많아 숨은벽 릿찌는 못했습니다.
다음 산행때 뵙겠습니다.